헐떡고개를 힘겹게 넘은 네 사람은 마침내 돌로미티의 포토스팟에 도착했다. 숨이 가쁜 와중에도 이들이 마주한 풍경은 마치 악마조차 사랑할 만큼 아름다웠다. 한눈에 담기 아쉬울 정도로 장엄한 경관 속에서 네 사람은 여유를 만끽하며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 그 순간, 라미란을 알아본 중국인 관광객이 환호하며 열혈 팬심을 드러내면서 뜻밖의 팬미팅이 펼쳐졌다. 라미란은 환한 웃음으로 팬과 사진을 찍어주며 현장 분위기를 더욱 훈훈하게 만들었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이들은 푸른 세체다의 잔디밭에 몸을 맡기고 한결 편안한 얼굴로 누워있었다. “살면서 이런 순간이 올 줄이야”라는 한마디에 모두가 공감하며 이 여유로운 순간을 온전히 즐겼다. 그런 와중에 이세영은 감정이 북받친 듯 돌연 눈물을 쏟아냈다. 그녀는 “우리 너무 바쁘게 살아요. 그죠?”라며 마음 깊이 담아두었던 아쉬움을 꺼내놓았다. 짧은 여행이 주는 현실적 아쉬움과 함께, 바쁜 일상 속에서 미처 누리지 못했던 여유를 되찾은 듯한 순간이었다.
이세영의 눈물을 보며 분위기는 잠시 숙연해졌지만, 스태프들은 놓칠세라 카메라를 움직이며 클로즈샷을 준비했다. 언니들은 이 상황마저 유쾌하게 풀어내며 “이제 마트 가야지, 세영아!”라고 장난을 쳤고, 모두가 한바탕 웃음을 터뜨렸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가자 마치 디즈니 만화 속 마을처럼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오르티세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곧바로 현지 식료품점으로 향해 돌로미티의 특산품을 알뜰하게 구입하기 시작했다. 진열된 들꽃 치즈와 향긋한 건 포르치니 버섯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았다. 총무를 맡은 곽선영은 케이블카 비용이 예상보다 높게 나와 긴축 재정을 선언했지만, 각종 시식 코너 앞에서는 결국 마음을 열고 말았다. 들꽃 치즈의 깊은 맛과 버섯 특유의 풍미는 네 사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짧은 쇼핑을 마친 이들은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산장으로 돌아왔다.
산장에 도착한 네 사람은 통창 너머 펼쳐진 돌로미티의 신비로운 자연 현상, ‘엔로사디라’를 감상하며 저녁 시간을 준비했다. ‘엔로사디라’는 해 질 무렵 산악지대가 붉게 물드는 현상으로, 자연이 선사하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이날의 저녁 메뉴는 이들이 정성껏 준비한 파스타와 각종 수제 요리로 채워졌다. 알맞게 익힌 파스타와 갓 구입한 들꽃 치즈를 더한 요리는 모두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식탁 위에는 여행지의 정취와 함께 특별한 순간이 어우러졌고, 네 사람은 와인잔을 부딪치며 이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에 담았다.
돌로미티의 아름다움에 취해 네 사람은 잠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잊었다. 그러나 마주한 풍경과 나눈 대화는 그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추억이 되었다. 이날 여행에서의 여유와 웃음, 그리고 소소한 감동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한편, 네 사람이 머물렀던 세체다와 오르티세이의 숨은 매력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선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마치 맞고사이트처럼 매일 일상 속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무언가가 주는 소소한 재미와 비슷했다. 자연이 준 선물 같은 순간들, 그리고 마음을 나눈 동행 덕분에 네 사람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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